건강/제약회사 및 신약 / / 2023. 1. 22. 09:50

졸겐스마

졸겐스마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비싼 약, 한 방에 낫는 혁신적인 약 등 여러 수식어가 많이 붙은 약입니다. 이 약이 필요한 희귀병이 있는 분들에게는 희망을 걸어볼 만한 약이지만, 금액부터 부작용까지 여러 고민거리도 많은 약이기에, 현재까지 알려진 졸겐스마와 관련된 이슈를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목차

    졸겐스마는 어떤 약인가 

    졸겐스마는 SMA라고 부르는 척수성 근위축증 치료제입니다. 척수성 근위축증은 신생아 만 명 중 한 명꼴로 나타나는 희귀 질환으로 척수 등 중추신경계 운동신경세포가 죽어 신체의 모든 근육이 약해지는 매우 위험한 희귀 유전 질환입니다. 사망률은 두 살 이전에 90%나 됩니다. 국내에는 약 200여 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약은 한국 노바티스 회사가 개발했습니다. 졸겐스마는 매우 혁신적인 약으로 볼 수도 있는데, 바로 '원샷 치료제'이기 때문입니다. 말 그대로 단 한 번만 이 약을 맞으면 척수성 근위축증을 치료할 수 있습니다. 졸겐스마가 사멸한 중추신경 세포를 대신 운동 단백질을 생산하기 때문입니다. 현재까지의 약의 패러다임을 바꾼 대단한 약이지만 문제는 금액입니다. 엄청난 초고가약으로 무려 25억 원입니다. 25억 원이라는 말도 안 되는 금액 때문에 처음에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약이라는 칭호까지 받았지만, 이보다 더 비싼 35억 원짜리 진테글로라는 약이 나오면서 현재 '가장'비싼 약은 아닙니다. 하지만 여전히 1회 약에 25억 원은 말도 안 되는 입이 벌어지는 금액입니다. 졸겐스마는 2019년도에 FDA승인을 받고, 유럽, 일본, 캐나다, 영국, 대만 등 38개국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현재까지 약 천여 명의 환자가 이 약을 투약했습니다. 38개국 중 급여를 적용한 나라는 두 곳으로 미국과 일본입니다. 미국과 일본이 급여를 적용한 이유는, 졸겐스마가 나오기 전 쓰고 있던 다른 치료제와 비교해서입니다. 다른 척수성 근위축성 치료제는 스핀라자, 에브리스디가 있는데, 보통 이 두 치료제는 연간 4~5회 정도 맞아야 합니다. 치료를 위해 4개월마다 병원을 찾아야 하고, 필요한 만큼 약을 투약했을 때, 첫 해 스핀라자의 비용은 약 10억 원 정도 듭니다. 에브리스디도 비슷해 첫 해 약 4억 원이 드는데, 첫 해로 끝나는 게 아니라 이 약들은 평생 투약이 필요합니다. 이유는 졸겐스마처럼 핵심 단백질을 채워주는 게 아닌 보조 단백질을 보충해 주는 약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평생 쓰는 약 비용과 병원에 갈 때마다 드는 외래 진료, 처방비, 입원비, 시간, 교통비 등을 생각했을 때, 이 약들에 비해 졸겐스마는 어떻게 보면 가성비 있는 약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러한 이점 때문에 미국과 유럽에서는 졸겐스마에 급여를 적용하고, 사용 범위를 넓히는 등 적극적으로 환자에게 이 치료제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졸겐스마
    졸겐스마

    졸겐스마 금액과 의료보험 

    물론 기존의 척수성 근위축증 치료제 투약 기간과 여러 비용을 고려해 봤을 때, 졸겐스마가 효과적이고 가성비 있는 약인 것은 분명 하나, 여전히 25억 원이라는 금액은 일반인이 감당할 수 있는 가격이 아닙니다. 때문에 국내 건강 보험 등재 없이는 이용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한국의 급여 정책은 치료 가치와 비용, 효과를 인정한 약들을 선별적으로 등재했는데, 졸겐스마는 단 1회만 투약하는 약으로 비용과 효과를 판단할 기준이 없어 보험 급여 등재에 난항을 겪었습니다. 하지만 국가 지원 없이 있어도 이용할 수 없는 희귀 질환 약이기에, 결국 21년 5월에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품목 허가를 받고, 22년 8월 건강 보험료 적용이 되며 국내 첫 투여가 이루어졌습니다. 건강 보험 적용에 따라 25억 원인 졸겐스마의 환자 부담금은 최대 598만 원으로 떨어졌습니다. 환자에게는 훨씬 부담이 덜한 금액으로 약을 투약할 수 있는 너무 좋은 기회지만, 남은 금액은 건강 보험 재정에서 부담해야 합니다. 건강 보험 재정이 무제한으로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정부는 건강 보험 적용은 하되, 첫 해는 일단 14명의 환자만 투약할 수 있도록 제한했습니다. 14명 만이라고 하더라도 약 280억 원 가까운 건강 보험 재정이 들어가는 셈입니다. 올 해는 이 수의 반인 7명만 투약할 수 있도록 했는데, 그래도 여전히 100억 원 이상 들어갑니다. 안 그래도 건강 보험 재정은 계속해서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초고가 약의 건강 보험 적용을 두고 사람들의 말도 많으며 정부도 고민이 많습니다. 현재 건강 보험 장기 재정 전망을 보면 6년 뒤엔 2029년 건강 보험 적립금은 모두 사용될 전망이고, 그에 따라 누적 적자도 어마어마할 것으로 보입니다. 

     

     

    졸겐스마 부작용 사례 

    여러 논란과 이슈를 뚫고, 어쨌든 사람을 살리기 위해 건강 보험 적용이 되었는데, 졸겐스마가 뜻밖의 심각한 부작용 사례를 보이고 있어 이 또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졸겐스마가 약 6년간 데이터를 쌓는 동안 악성 종양, 면역 질환, 간 수치 상승 등의 심각한 부작용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러시아와 카자흐스탄에서 어린이 두 명이 졸겐스마 주사를 맞고, 급성 간부전으로 사망한 사례가 작년에 첫 보고 됐습니다. 간부전은 간을 손상시키는 질환이나 물질에 의해 간 기능이 심각하게 악화되는 것을 말합니다. 간세포가 많이 죽으면 간의 기능이 극도로 저하되어 몸의 독소 해독을 못 합니다. 이로 인해 급격한 피로를 느끼고 황달 증상이 생깁니다. 두 어린이의 사망 사례에 의해 유럽의약품청은 졸겐스마를 예의주시하고 있어, 졸겐스마 투약 대상자들을 대상으로 급성 간질환 문제가 생겼는지, 그 외에 다른 문제는 없는지 확인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알려진 바로는 졸겐스마에 사용되는 물질이 간을 표적으로 하기 때문에 일부 환자에게 부작용을 일으킨다고 합니다. 미국에서도 졸겐스마를 투약할 때, 급성 간부전이 생길 수 있다는 경고를 합니다.  아직까지 위에서 언급한 사례로 인해 졸겐스마 연구나 투약이 중단되지는 않았지만, 졸겐스마를 개발한 노바티스 쪽에서는 지속적인 연구 결과 보고가 필요해 보입니다. 

    • 네이버 블로그 공유
    • 네이버 밴드 공유
    • 페이스북 공유
    • 카카오스토리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