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조부모님께서도 섬망을 앓으셨던 전적이 있어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일각에서는 섬망 환자 40~50프로가 섬망 발병 후 1년 이내에 사망한다는 말도 있지만, 충분히 회복할 수 있는 증상이며, 저희 할머니께서도 현재 처음 발병했을 때보다 훨씬 호전되셨습니다. 때문에, 섬망으로 고생하시는 환자분과 가족분들이 희망을 가지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자세한 선망 증세와 치료법에 대해 알려드리겠습니다.
목차
섬망이란
섬망은 기본적으로 날짜, 장소, 사람에 대한 정확한 인식의 기복이 생기는 특징이 있습니다. 치매와 달리 한순간에 갑자기 본인이 있는 시간대와 장소, 알고 있는 사람에 대한 혼란이 생기며 불안함을 느낍니다. 동시에 환각이나 환청도 들리고 엄청난 불안감에 안절부절못해합니다. 주로 노인이나 수술 후 중증환자에게서 많이 나타나는데, 증상이 치매랑 비슷해 가족들이 오해를 하기도 합니다. 치매는 갑자기 나타나기보다 오랜 시간이 걸쳐 증세가 심해지고 쉽게 치료하기 어려운 반면에, 섬망은 갑자기 증상이 나타나지만 원인을 찾아 치료하면 빠르게 호전되기도 하는 질병입니다.
섬망 증상과 합병증
섬망 증세를 보면 언뜻 정신병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갑작스럽게 자신이 알고 있는 많은 것들이 뒤죽박죽이 되는 혼란스러운 느낌을 받으며, 엄청난 불안감을 느낍니다. 이 불안감으로 인해 안절부절해하며, 잠도 못 자고 소리를 지르며 주변을 맴도는 행동을 합니다. 저는 현재까지 섬망 증세를 보이는 분을 딱 두 번 봤는데, 저희 외할머니, 그리고 제가 이명으로 입원했을 때 같은 병실을 쓰던 다른 환자분이었습니다. 그분들의 증세를 구체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저희 할머니는 갑자기 총소리가 들리고 폭탄이 날아온다고 불안해하시고 숨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할머니는 어릴 때 6.25를 겪어, 삼촌들과 헤엄을 쳐 남쪽으로 피난을 온 분으로, 그 오랜 세월이 지났어도 전쟁과 일본군에 의한 트라우마를 갖고 계셨습니다. 하지만 섬망이 발병하기 전까지 일상생활을 하는데 전혀 무리가 없는 분이었는데, 섬망 발병 후 날짜와 시간에 대한 인식에 문제가 생기며, 현재가 6.25 전쟁 중이라고 생각하셨습니다. 때문에 '군인들이 쫓아온다, 숨어야 한다, 무서워서 잠을 못 자겠다'라고 말씀하셨고, 당시 요양병원에 입원 중이셨는데 불안감으로 병실의 불을 못 끄게 하셨습니다. 함께 병실을 쓰던 다른 환자분들도 힘들어했고, 중간중간 살려달라며 소리를 지르기도 하셨기 때문에, 간호원들이 저희 할머니만 밤 중에 다른 방으로 옮겨 안심시켜드려야 했습니다. 손을 잡고 계속 '지금은 전쟁 중이 아니다, 걱정할 것 없다'며 설명을 해드려도 불안감에 잠을 제대로 못 주무셔서 체력이 떨어지고 섬망 증세도 더 악화되는 악순환이었습니다. 한 편으로는 매우 초조해야 하고 몸을 떨며 무서워하는 모습을 보는 게 매우 안타까웠지만, 요양 병원 직원분들께도 죄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다행히 할머니는 갑자기 밖으로 뛰쳐나가며 난동을 피우거나 어린아이의 행동을 하는 유아퇴행의 증세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사람에 따라 섬망 때문에 귀신이 보인다고 난리를 치거나, 나쁜 사람에게 갇혀있다고 착각해 112 신고를 하고, 가족을 못 알아보는 증세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제가 목격한 다른 섬망 환자 분은 허리 디스크 문제로 인해 입원해 있는 80대 할머니 환자셨습니다. 그 분은 허리 고통을 참을 수 없어, 고령에도 불구하고 수술을 감행하셨고, 수술은 잘 끝났지만 마취에서 풀리면서 동시에 섬망이 시작됐습니다. 전 날까지만 해도 멀쩡하고 예의 바르시던 분이, 갑자기 맞은편 병상에 앉아 있는 저에게 호통을 치셨고, 아무도 없는 벽을 보고 '옛날에는 이랬는데 뭐 어쩔 수 없었다.. ' 등등 한시도 쉬지 않고 혼잣말을 했습니다. 또 갑자기 소변줄을 잡아 빼고, 진통제 버튼을 잊어버려 직접 나가서 간호사를 찾아와 간호사에게 화를 내기도 했습니다. 허리 수술 특성상 수술 직후 절대 안정해야 하는데, 현재 자신이 뭘 했는지 어떤 상황인지 전혀 인지를 못 하는 것 같았습니다. 간호사들도 수술받은 노인들에게 섬망이 잘 나타난다는 걸 알고 있음에도, 갑자기 간호사 탓을 하고 호통을 치는 상황에 못 참고 같이 싸우는 분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대부분의 간호사들이 섬망 환자도 성실히 간호하고 챙기는 모습을 보면, 대단한 직업의식을 갖고 일하시는 분들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섬망의 증세를 직접 목격한 바로는, 가족에게서 섬망 증세가 나왔다거나 혹은 일시적 섬망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되는 경우에는 간병인이나 가족 중 한 명이 옆에 붙어서 케어할 필요가 있다는 점입니다. 간호사가 섬망 환자 한 명만 담당해서 계속 보살필 수 없기 때문에, 섬망 증세가 나아질 때 까지는 보호자가 옆에 있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섬망 원인
가장 대표적인 섬망의 원인은 큰 수술로 인한 체력저하입니다. 때문에 수술 직후 마취에서 깨면서, 혹은 수술 받은 고령의 노인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섬망은 병원 입원 환자의 10~15프로가 경험할 정도로 어떻게 보면 흔히 보이는 질병이기도 합니다. 뇌에 문제가 생겼을 때도 나타납니다. 뇌암이나 뇌종양이 있을 때도, 뇌졸중이나 저산소증으로 인해 뇌기능에 장애가 생겼을 때도 보일 수 있는 증상입니다. 그 외에 내분비계에 문제가 생겼거나 세균 감염이 되었을 때, 마약을 비롯한 치료용 약 부작용도 원인이 됩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몸속 암모니아 추시가 올라갔을 때 섬망 같은 환각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하는데, 병원에서 소변줄을 하고 있는 중증 환자들에게서 섬망이 많이 보이는 걸 보면 납득되는 원인입니다. 소변줄을 안 하고 대신 기저귀를 착용하더라도, 기저귀 위생 상태에 따라 감염이 되었을 때 섬망이 발현되기도 하는데, 실제 코로나로 인한 팬데믹 기간에 제대로 된 보살핌을 받지 못한 고령의 환자들에게서 섬망 증세가 악화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 외에 극심한 스트레스나 알코올 중독으로 인한 금단 증세가 섬망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저희 할아버지는 치매로 돌아가셨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의 원인이 정확히 치매인지 섬망인지 헷갈리기도 합니다. 할아버지는 알코올 중독이었고, 불안감과 환각, 환청으로 칼을 들고 난동을 부린 적이 있었기 때문에 섬망을 충분히 의심해 볼 수 있는 원인과 증상을 갖고 계셨습니다.
섬망이 노인에게서 많이 발현되는 건 사실이나 무조건 그런건 아닙니다. 소아나 청소년, 청장년에게서도 나타납니다. 어린아이의 경우 높은 열로 인해, 또 치료 약물 중독, 외상과 감염이 원인이 됩니다. 실제 제 동생이 어렸을 때 감기로 고열을 알았을 때도 환각을 보는 증세를 보였는데, 일시적 섬망 증상 중 하나였다고 생각됩니다. 청소년과 청장년도 심혈관 질환이나 스트레스, 알코올이나 약물 중단과 금단으로 섬망이 생길 수 있습니다.
섬망 치료법
섬망은 원인만 잘 찾아내서 치료해준다면 충분히 나아질 수 있는 증상입니다. 그러니 꼭 환자를 전문의에게 데려가 무엇이 원인이 된 건지 검진 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섬망은 다른 질병의 경고성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어디 안 좋은 곳이 있는지 살펴보는 게 중요합니다. 섬망이 나타났는데도 제대로 검진을 하지 않고 방치된 장기 환자는 사망률이 매우 높으며, 치매로까지 악화될 가능성도 올라갑니다.
약물 치료 방법도 있는데, 섬망의 주된 증상이 심각한 불안과 흥분, 초조함이기 때문에 이를 약화 시켜주는 소량의 항전신병 약물을 처방합니다. 그런데 약물 치료는 증세가 심각하지 않을 때 도움이 되는 치료법이기에, 사람을 다치게 하고 민폐를 끼칠 정도의 증상을 동반하는 사람에게 약물 치료는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다고 합니다.
환경을 바꿔주는 치료법을 쓰기도 하는데, 장소와 시간대 인지가 어려워진 환자를 위해 계속해서 날짜와 시간, 상황을 알려줘서 파악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불안해하는 환자를 자극하는 강한 소음이나 불빛은 피하고, 대신해 창이 있는 방에 머물게 하며 은은한 조명을 설치하는 게 도움이 됩니다. 상황이 안 된다면 간병인을 두는 게 좋지만, 가능하면 환자가 안심하고 익숙한 가족 구성원들이 간호를 하는 게 도움이 됩니다. 저희 할머니는 섬망 호전을 위해 위에서 언급한 방법을 거의 다 사용했습니다. 의사에게 진단받아 약물 치료도 했으며, 할머니에게 익숙한 가족 구성원이 주로 돌보았고, 수분 섭취와 배뇨활동, 위생이 중요하다고 하여 그 부분에도 많이 신경을 썼습니다. 다행히 여러 방법을 동원한 결과 현재는 섬망에서 많이 자유로워지신 상태입니다.
처음에 섬망이 나타나면 그 증상이 매우 자극적인 형태이므로 주변인들이 많이 놀라는데, 발현 직후 신경만 잘 쓴다면 충분히 나아질 수 있는 병이며, 오히려 검진을 통해 다른 큰 병이 진행되는 걸 막을 수 있으므로, 차분히 대처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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